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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속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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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지수 2024. 11. 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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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가 오른 요즘, 채소를 매번 사 먹는 것도 부담되는 가정도 많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몇몇 식재료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오르는 데에 그쳤으나, 시금치, 호박, 배추 등은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각각 62.5%, 48.6%, 37.6%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상당히 커졌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떠오른 것이 ‘주말농장’, ‘자급자족 생활’이다.

 

 예전의 농사는 농부라는 하나의 직업을 갖고 일 년을 쏟아부어야만 결과로 작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주말농장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주말에만 가서 농사를 지어도 수확물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업이 아니기에 직접 농사를 지을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유튜브다. 유튜브는 영상 매체로, 앱을 열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영상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댓글도 달 수 있고, 라이브 방송도 가능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그래서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는 주말농장을 하는 사람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매체이다.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농사 과정을 영상으로 직접 볼 수 있고, 댓글을 달아 제작자와 소통하여 모르는 점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다. 알고리즘이 있어서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계속 영상을 시청하면, 그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본인의 계정에 떠서 관련된 다른 영상을 보기에도 좋다. 댓글로 영상과 관련된 정보와 자신의 경험을 쓰는 경우도 많아서 그 점도 유용하다.

“옥수수 키우기, 그리 어렵지 않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유튜브 채널 ‘Epic Gardening’은 다양한 작물을 직접 키울 수 있도록 세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미국에서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농부로, 자신의 전문 노하우를 알려주고 농사를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한다.

 옥수수는 다른 채소에 비해 커다랗고, 키우는 데에 1년이나 걸리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방법을 따라 한다면 얼마든지 옥수수를 키워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옥수수는 바람을 통해 생식하는 식물이다. 옥수수는 꼭대기에 술을 만들어내며 그 아래에 옥수수 대와 실크가 형성된다. 그는 옥수수를 블록으로 심는 것을 추천하는데, 그래야 실크가 술의 꽃가루를 더 잘 잡아 수분이 잘 된다고 밝혔다.

 가장 주의할 점이 바로 타가 수분에 대한 것이다. 옥수수는 씨앗 자체를 먹는 작물이기 때문에 타가 수분이 되면 두 가지 품종이 섞인 형태의, 즉 품종 개량된 옥수수가 자라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품종 개량된 옥수수를 피하고자 한다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옥수수끼리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뜨려 심거나, 시간차를 두고 심는 것이다. 또한 여느 식물이 그렇듯, 씨앗을 바로 땅에 심으면 싹이 잘 트지 않는다. 작은 트레이에 씨앗을 심고, 씨앗이 어느 정도 자라면 땅에 옮겨 심는 것이 정석이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수확은 술이 만들어지고 3주 후에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으니 요령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밝혔다. 실크는 옥수수의 성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다. 잘 자란 옥수수는 실크가 갈색이며, 이를 잡아당겼을 때 잘 뽑힌다. 다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옥수수 대를 살짝 열어 낱알을 찔러보는 것이다. 낱알로부터 흰색 액체가 나온다면 옥수수는 수확할 준비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옥수수를 잔뜩 수확하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양이 많네. 나눠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다 처리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로,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고 싶어요.”

 유튜브 크리에이터 ‘You Suck at Cooking’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단순한 요리를 소개한다. 영상 길이도 5분 내외 인데다, 중간중간 영상을 웃기게 만들기 위한 부분을 빼면 더 짧다.

 그가 소개한 첫 번째 요리법은 옥수수를 삶는 방식이다. 생옥수수를 손질한 후, 끓는 소금물에 넣고 약 7분 동안 삶아준다. 옥수수가 익으면 꺼내서 녹인 버터를 발라주고, 소금이나 기타 양념을 뿌려 먹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이 방법은 간단하고 대중적인 옥수수 조리법으로, 옥수수의 자연스러운 달콤함과 버터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요리법은 옥수수를 숯불에 구워서 양념을 더 하는 방식이다. 생옥수수를 손질한 후 숯불에 올려 겉이 살짝 그을릴 때까지 구워준다. 옥수수를 숯불에서 굽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그을음과 불맛을 더해주며, 야외에서 즐기기에 좋은 방법이다. 구운 옥수수에 녹인 버터와 칠리 파우더를 섞어 발라주고, 라임즙을 뿌려 상큼한 풍미를 더한다. 이 조리법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방법으로, 숯불의 훈연 향과 양념의 조화가 큰 특징이다.  그 외에도 그는 Flaming Hot Cheetos, 그릴에서 익힌 옥수수에 녹인 버터와 으깬 치토스 가루를 바르는 방식도 소개한다. 많은 한국인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치토스 가루를 튀김가루 대신 쓰거나 식재료에 묻혀 먹는 것은 서양권에서는 나름 흔한 조리법이다. 그 외에도 마요네즈, 사워크림, 칠리 파우더, 버터, 치즈 등등 서양권 가정집에 흔히 있는 재료들을 사용하여 옥수수를 훌륭한 간식거리로 만들어낸다.

 또한 그는 요리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창의적 표현의 수단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방식대로 즐길 것을 권유한다. 요리는 꼭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닌, 그저 결과물을 즐길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수확의 기쁨, 요리로 이어지다

 옥수수 재배와 요리 과정은 그 자체로 우리의 일상 속 자연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손수 키운 작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확한 옥수수는 삶거나 굽는 기본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치즈, 라임, 칠리 파우더 같은 색다른 재료를 더해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치토스를 활용한 이색적인 요리법도 흥미롭다. 소개한 영상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 더 다양한 영상을 참고하면 옥수수 재배와 요리, 모두 조금은 더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급격히 오른 채소 가격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자급자족형 생활 방식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며, 소소하지만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더불어,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서 창의적인 표현의 수단이 될 수 있고, 수확의 기쁨을 나만의 레시피로 즐기며 자연과의 연결을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함께 나누는 행복을 누리고 요리를 통해 더욱 풍성한 경험을 만들어보자.

 

 

 

본 기고문은 경향신문의 '사설/칼럼'에 게재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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